-오만석의 과거와 현재는 어떤가.
"예전에는 어디에 가고 싶으면 그냥 바로 표 끊고 떠나는 스타일이었다. 갑자기 자전거 여행이 땡긴다 싶으면 지방에 내려가 실컷 자전거를 타고 올라왔다. 하지만 지금은 '택시' 처럼 매주 녹화를 해야하는 방송도 있고, 학교 강의에 공연 연습 등 할 일이 너무 많다. 새로운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했던 약속을 깨야 한다. 그기로 그것을 깨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은 용기가 안 난다. 눈 딱 감고 일탈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돌아왔을 때 뒷수습을 해야 하고 내가 없었던 그 시간을 다시 메꿔야 하니까. 그래서 정해진 계획대로 움직이게 되는 것 같다."
-사랑에 관해서는? 사랑에 대한 용기도 없어졌나.
"점점 없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그래도 나름 용기있는 스타일이었다. 나이도 나이지만 상황에 따라 변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이걸 용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일을 겪다 보니까 확실히 변하게 된다."
-중년 남성의 판타지와 아픔에 동질감이 느껴지던가.
"지금 당장 힘들지는 않는데 극중 건강이 안 좋게 나오지 않냐. 이 영화를 찍기 전부터 가끔 '근데 이렇게 일하다가 갑자기 아픈거 아냐?'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중년이 되니까 체력부터 모든 것들 달라지고 그게 몸에서 먼저 알고 반응을 하더라. 공연을 마쳤을 때의 느낌도 예전과 다르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덜컥 겁이 난다. 한 번 씩 뒤돌아 보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tvN '현장토크쇼-택시'를 통해 공감하는 부분도 많을 것 같다.
"인생 공부가 정말 많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선입견 두고 볼 수 있 듯이 나도 사람인지라 누군가를 생각할 때 선입견을 두고 보게 된다. 그러다 '택시' 녹화에 딱 들어가면 반성한다. '아,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구나. 누군가를 함부로 생각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가장 먼저 하게 되더라.
-남의 이야기를 끄집어 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 녹화 전에 게스트와 사전 조율을 하는 편인가.
"게스트에 따라 다르다. '이 분이 오늘 편하게 얘기하고 싶어 하시는구나. 이 분은 불편해 하시는구나'가 녹화를 진행하다 보면 느껴진다. 그 때 그 때 맞춰 행동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내 얘기도 하는 것이 맞다. 한 쪽만 얘기하는 것은 결코 대화가 아니지 않나."
-편집의 힘도 있을까.
"너무 민감한 이야기는 사전에 양해를 구하거나 나중에 편집 요청을 따로 하시기도 한다. 근데 촬영을 할 때는 대부분 편집이 되든 안 되는 우리 얘기를 솔직하게 다 털어 놓는다. 그런 의미에서 첫 방송 찍을 때도 내 개인적인 사생활은 공개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내가 먼저 공개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집을 오픈했다. '택시'에는 여러모로 감사한 부분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