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나… .. ..”
“나는 그 자들이면 되네."
명온은 ‘그 자들’이라는 말에 힘을 주었다.
이쯤 하였으면 눈치 빠른 성 내관이 안 들어줄 리 만무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성 내관이 난처한 얼굴로 양손을 비볐다.
“왜? 무어? 문제라도 있는 것인가?"
“그것이.......”
“말해 보아. 뭐가 문젠 가?"
“그 자들은 이미 다른 분께서 따로이 시키실 있다 하시어.......”
성 내관은 지문이 닳도록 양손을 비비며 명온의 눈치를 살폈다.
91%
아니나 다를까.
도도하신 공주마마의 양쪽 눈썹이 하늘로 지켜 올라갔다.
“다른 분? 뉘더냐?"
뉘가 있어 이 궁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방 해할 자가 있단 말인가.
“……세자저하이시옵니다.”
잠시 뜸을 들이던 성 내관이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명온의 표정이 일순 굳어졌다.
“오라버니께서?"
뭐야? 이번에도 또 가로채 가신 거야?
그때, 성 내관이 비굴한 웃음을 얼굴 가득 머금은 채로 조심스럽게 아뢰었다.
“하오면 공주마마, 보경당으로 다른 환관들을 보내겠사옵니다. 불통내시들과는 격이 다른 영민한 녀석들로 추려서.......”
성 내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95%
명온 공주가 휙, 바람을 일으키며 돌아섰다.
공주는 내반원을 나서며 냉랭하게 말했다.
“필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