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이 쓰였죠. 우리 나이로 불혹이 된 것도, 화이브라더스로 소속사를 옮긴 후 처음 하는 작품이라는 것도, 〈돈의 화신〉의 장영철 ·정경순 작가님이 〈기황후〉까지 잘되고 나서 또 저를 기용해주셨다는 것도요. 또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도 호흡을 맞춰야 해서 여러모로 큰 부담을 안고 시작했어요. 주위에서 저를 지켜보는 사람들,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작품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잦은 부상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에요. 불혹의 나이도 걸림돌이 되기보단 해이해지지 않게 저를 자극하는 각성제가 됐어요. 40대의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니까 신인 때처럼 정신 무장을 단단히 했죠.